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새로 썼던 손연재 선수가 오늘 은퇴식을 가졌다.
그녀는 태릉선수촌에서 은퇴 기자 간담회를 갖고 17년의 리듬체조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손연재 선수는 "다섯 살 때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해 17년 동안 선수로 살아왔다. 그만큼 리듬체조는 내 삶의 전부다.
이제 24세의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 선수 시절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잊지 못할 것이다.
받은 사랑만큼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를 고민한 뒤 2016년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치자고 다짐했다.
이후 성적과 메달보다는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 싶었다. 아쉬움과 후회는 없다"며 은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대학 동문이라 학교에서 가끔 마주친 적도 있고, 학교 기자단으로 활동하다보니 리우올림픽 전에 인터뷰를 할 기회도 있었다.
이런 저런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경기력 논란 등 응원의 목소리만큼 악플도 많이 달렸던 선수인데,
지인들에게 듣는 소식으로도 참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선수생활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던 선수다.
은퇴 기자회견 인터뷰 모습. (출처 : 연합뉴스)
기자 회견에서 악플에 대한 질문도 나왔는데,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안 좋은 시선들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마다 내가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성적,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오히려 그런 시선에도 감사한다. 덕분에 더 노력해서 실력을 키우고자 했고,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사랑을 많이 받았고,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힘을 낼 수 있었고, 경기하는 순간 순간 많은 사람들이 지켜봐주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힘을 받았다.
행복한 선수였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한 답변을 했다.
한국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종목인 리듬체조에서 신수지 선수가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며 은퇴했고,
그녀에 이어 더 좋은 성과를 낸 자랑스러운 선수임에는 분명하지 않은가.
수명이 짧은 리듬체조라는 운동을 하면서 2012년 올림픽 5위, 2016년 올림픽 4위라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비록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그녀의 몸짓은 자랑스러웠다.
선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행복했을 때와 기억에 남는 때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시니어 무대 처음 데뷔하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가장 큰 경기였다. 메달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개인종합 동메달을 목에 걸 때 이제 진짜 시니어로 시작하는구나 생각했었다.
마지막 리우 올림픽 때가 가장 뜻깊고 의미 있었다. 리우 올림픽이 17년의 기억을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고 답했다.
손연재 선수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 정확히 모르겠다. 우선은 학생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찾겠다. 또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여러 방면에서 힘을 쓰겠다"고 밝혔다.
워낙 리우 올림픽 이후 은퇴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들렸기 때문에 자연스레 은퇴수순을 밟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김연아 선수 역시 밴쿠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었다가 소치 올림픽까지 출전했으니
손연재 선수 역시 혹시 더 선수생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선수로서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또 다른 모습의 삶을 결정했다.
개인적으로는 후배 양성에 많은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그간 그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 손연재 선수의 프로그램 중 가장 좋아했던 올림픽 시즌 볼 연기 영상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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