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한민국 여자싱글 경기에서 실 수 한번은 엄청나게 뼈아플 수 밖에 없다.
매년 높아지는 선수들의 수준과 실력에 감탄했지만,
이번 대회 마지막 그룹 6명의 선수들의 연기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으니...
임은수 선수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1위로 나섰고,
아주 근소한 차이로 김예림 선수가 2위, 김나현 선수가 3위에 올랐다.
최다빈 선수는 4위에 랭크되었고, 감윤경 선수가 5위,
그리고 점프 실수가 있었던 유영 선수는 6위에 자리했다.
<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결과 >
완벽한 연기로 1위를 차지한 임은수 선수.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룹을 성공시키고 안도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주니어 시즌을 뛰었기 때문에 단독 점프 구성이 룹이었는데, 내셔널은 시니어로 출전했기에
조금이나마 더 점수를 높이기 위해 단독 점프를 플립으로 변경했다.
전체 경기를 모두 보고나서 느낀 점은 확실히 상체 사용을 통한 표현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스피드도 살려서 기술을 소화해내고, 스핀에서 사소한 손동작까지 많은 준비를 한 모습이 엿보였다.
김예림 선수 역시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2위에 자리했다.
트리플러츠에서 리폰타노를 준비해왔고, 흐름이 좋은 3+3을 후반부에 성공해냈다.
첫 요소로 시도하는 스텝시퀀스도 훨씬 정돈되고 풍부해진 모습.
단독 룹에서 0.5점의 가산점을 받았는데 더 받아도 괜찮을 듯 싶은데...
더 안정적이고, 더 강력해진 모습에 절로 흐뭇해졌다.
시즌 초반의 부진이 선수에게 약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오른발(랜딩하는 발) 부상이 심해 연습 내내 점프를 계속해서 실수했고,
중간 중간 눈물짓는 모습도 보일 정도였는데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나현 선수.
계속해서 말썽이던 트리플룹+트리플룹을 깔끔하게 뛰어내고, 마지막 점프인 더블악셀까지 랜딩하고 나서
스텝을 위해 펜스 가까이 가는 나현선수의 표정은 이미 울고 있었다...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던 연기.
주요 대회마다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번번히 국대에서 떨어졌는데, 내일만 잘 마무리한다면
다시 국대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연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김나현, 최다빈 선수가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게 되었는데
쇼트에서는 약 3점가량 김나현 선수가 앞섰다. 내일 프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부상이 심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오늘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연습 내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고, 실전에서도 역시 강한 믿고 보는 최다빈 선수.
올 시즌 쇼트에서 부진하는 모습이었는데 모든 요소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다만 또 컴비네이션 스핀의 마지막 싯사이드 포지션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레벨3.
사소한 실수하나가 순위를 뚝뚝 떨어트리는 수준까지 올라간 국내 대회에서 스핀 실수는 굉장히 타격이 크다.
오늘 마지막 그룹 선수들 6명이 이 스핀 하나 빼고 모두 레벨4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컴비네이션 스핀 마지막 자세는 바꿨으면 좋겠는데ㅠㅠ
오늘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첫 번째 점프를 뛰기전까지 굉장히 표정이나 몸이나 다 굳어있었다.
신나는 맘보음악을 선택했는데, 굳어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면 오히려 신선한 도전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 그룹 선수들을 순서대로 보니 최다빈 선수의 표현력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부각되었다 개인적으론.
월드 대표로 선발된다면 쇼트프로그램에 있어서 아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프로그램은 선수의 장점을 잘 살려줄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쇼트는 시즌 후반임에도 여전히 물음표다.
쇼트 성적이 프리 그룹을 가르고, 그것이 pcs를 좌지우지 할 것이니...
감윤경 선수가 리폰타노 플립, 룹을 성공시키면서 5위까지 올라왔다.
최고 수준의 점프 퀄러티를 가지고 있다보니 워낙 그 부분에서 눈에 띈다.
다만, 확실히 다른 선수들에 비해 표현력이나 신체 사용이 월등히 부족하다.
물론 성숙해짐에따라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인데, 문제는 점수에 너무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
유영 선수와 동일한 pcs를 받았고, 순위권 선수들과도 불과 2~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보다는 훨씬 차이가 났어야 헀다는게 내 생각이다.
현재보다는 미래가 촉망되는 선수이므로 부상 없이 차근차근 자신의 보완점을 보완해나갔으면 한다.
(그래도 스텝 중간의 안무는 너무 귀여워ㅠㅠ)
오늘 마지막 그룹에서 유일하게 점프실수가 있었던 유영 선수가 6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들어 굉장히 트랜지션이 많은 어려운 프로그램을 들고와 선수가 소화해내기 벅차보였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쇼트 프리 모두 적정선으로 정돈이 된 모습이다.
다만 점프 컨시가 굉장히 떨어져있다. 모든 점프에 타노를 붙이면서 축이 불안한데...
러츠 랜딩이 계속해서 아슬아슬하게 되기 때문에 연결 토룹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성공하면 참 멋있는 점프인데, 양날의 검같은 타노ㅠㅠ
하지만 오늘도 역시 스케이팅 스킬과 스피드, 표현력에서 두드러지는 유영 선수였다.
내일 프리에서 아마 독기를 품고 열심히 할 것 같다ㅎㅎ
김하늘 선수는 연습 내내 컨디션이 아주 좋아보였는데, 첫 러츠에서 넘어지면서 14위로 떨어졌고...
김해진 선수가 비록 언더였지만 트리플+트리플을 들고오면서 11위로 선전해주었다.
안소현 선수는 시즌 초반 굉장히 부진한 모습이었는데, 정말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7위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안소현 선수의 쇼트는 올 시즌 베스트 텐 안에 든다.)
박소연 선수가 사대륙 대회를 나가지 못하게 되면 차순위로 출전하게 될 손서현 선수도 부진에서 벗어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8위.
랭킹 점수와 오늘 쇼트 점수를 합산하면 다음과 같은 순위가 된다.
현 국가대표는 최다빈, 임은수, 박소연, 김예림, 변지현, 김하늘, 안소현, 손서현 선수다.
박소연 선수가 이 대회를 기권하면서 다음 시즌엔 국가대표가 될 수 없겠고...(말도안돼ㅠㅠ)
감윤경 선수와 유영 선수가 내년에 주니어 데뷔 나이가 되기 때문에 국가대표가 가능하다.
감윤경, 안소현 선수까지는 안정적인 점수로 생각이 되고,
이현수, 김하늘, 전교희, 손서현, 최유진 선수가 내일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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